인문학관

일제강점기 해외 동포들이 

써 내려간 항일 민족시가

「학도가」·「죽어도 못 놓아」

인문학관

글 김동수(백제예술대학교 명예교수·시인)



일제강점기 중국 상하이, 만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미주 등지 해외에서 발표된 망명인사들의 항일 민족시가들이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있다. 아래 소개할 시가들은 1907년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발간한 『공립신보』(1909년 『신한민보』로 통합)에 게재된 작품들이다. 당시 해외 동포들의 망명문학에서는 민족사의 정맥을 지켜 민족혼을 불태우고 있었다. 


alt

안창호       


안창호 선생은 1902년 유학을 위해 도미하였다가, 동포들의 어려운 처지를 보고 공부를 포기하고 교민 지도에 나섰다. 초창기 미국 교민사회의 지도자로서 성장해 ‘공립협회’의 초대 회장이 되어 매월 두 차례 『공립신보』(1909년 『신한민보』로 통합)를 발간하였다. 

그러던 1912년 북미, 하와이, 시베리아, 만주 등지 지방총회 대표자가 모여 ‘대한인국민회’ 중앙총회를 결성하고, 안창호를 초대 중앙총회장으로 선출하였다. 국내가 일제의 지배를 받는 상황에서 해외 교민들이야말로 현실적인 독립운동의 기반이라고 생각하여 한인들의 총 단결을 우선적인 과제로 삼았다.

1907년 안창호는 공립협회가 샌프란시스코에 자리를 잡고 항일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자 국내로 돌아온다. 이후 대한제국기 최대 비밀결사체인 ‘신민회’를 조직해 애국지사들의 구국운동을 총지휘하고, 민족교육의 산실인 평양에 대성학교를 설립하였다.


1.

대한청년 학생들아 동포형제 사랑하고

우리들의 일편단심 독립하기 맹양하세

화려하다 우리강산 사랑홉다 우리동포

자나깨나 낫지말고 기리보전 하옵세다


2.

우리들은 땀을흘려 문명부강 하게하고

우리들은 피를흘려 자유독립 하여보세

두려움을 당할때와 어려움을 만날때에

우리들의 용감한맘 일호라도 변치말세


3. 

우리고난 무름쓰고 수임업시 나아가면

못할 일이 무엇인가 일심으로 나아가세

이 강산에 우리 동포 영원보젼 하량이면 

우리들의 중한 책임 잠시인들 니즐손가


4. 

닛지마셰 닛지마세 애국졍신 닛지마세

샹하귀쳔 물론하고 애국졍신 닛지마세

편한때와 즐거운때 애국졍신 닛지마세

우리들의 애국셩은 죽더라도 니즐손가


(후렴) 

학도야 학도야 우리 쥬의는 

도덕을 배흐고 학문넓혀서

삼쳔리 강산에 됴흔 강토를

우리 학생들이 보젼합세다


「대한 청년 학도가」  안창호 작사·이성식 작곡,  『신한민보』 1915. 9. 16.


「학도가」는 일제강점기 교육을 통한 민족운동의 수단으로 사용한 노래로, 신학문을 익혀 문명개화를 이룩하자는 내용의 노래이다. 안창호는 이를 통해 대한의 청년학생들에게 애국 애족과 자유독립 정신을 ‘죽더라도 일편단심으로 잊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대한 청년 학도가」를 작곡한 이성식은 평양 숭실학교 음악 교사로 『중등 창가』를 발행하기도 하였다.


alt

죽어도 못노아   


아세아 동편에 돌출한 반도 / 단군이 풍부한 복디로구나

에라 노아라 못 놋켓구나 / 이천리 강산을 못놋켓구나

품질도 튼튼 의긔도 만흔 / 단군의 혈족이 우리로구나

에라 노아라 못 놋켓구나 / 이천만 동포를 못 놋켓구나

하나님 하나님 우리 낳으실졔 / 자유와 독립을 안주셧나요

에라 노아라 못 놋켓구나 / 대한의 국권을 못 놋켓구나


「죽어도 못 놓아」  작자 미상,  『신한민보』 1915. 12. 23.


작자 미상의 이 시는 하나님에게 왜 자유와 독립을 안 주셨나 원망하면서 삼천리강산 대한의 국권을 죽어도 못 놓겠다며 국권 수호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MAIN TOP
SNS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