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의 발자취

마땅히 세상에 알려야 할 진실

만화로 기록하다

‘열여섯 살이었지’

독립의 발자취

글 편집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분노가 차고마주하는 순간 울분을 토해내는,그 참혹한 역사적 진실 앞에서요동치는 가슴을 움켜잡고 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처절한 슬픔을 삼켜내야 했다. 여전히 부정당하고 있는 역사적 사실. 그것은 여전히 살아 숨 쉬는생생한 증언이며, 아무리 억눌러도누그러지지 않는 아우성이다.


alt


한국만화박물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생생히 전달하는, 만화가 기록한 진실 <열여섯 살이었지>를 전시 중이다.

한국만화박물관 최은영 큐레이터를 통해 이번 전시의 뒷이야기에 대해 들어본다.



이번 전시의 기획 취지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주제로 다룬 만화·애니메이션 작품을 소개하는 <열여섯 살이었지>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여성의 존엄성을 무참히 짓밟았던 일제의 반인도적 성범죄를 국내외에 알리고, 많은 사람의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전시 첫 번째 섹션에서 이옥선 할머니의 피해 증언을 들을 수 있는데요, 

할머님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당시 16세였던 이옥선(1927~) 할머니는 심부름을 다녀오던 길에 낯선 남자 2명에게 납치당하셨어요. 그 뒤 중국 연길 위안소로 끌려가 3년간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제당하셨습니다. 광복 후에도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중국에서 힘든 삶을 사셨습니다. 그러던 중 1997년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향 찾기 프로그램’을 통해 55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셨고, 지금은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고 계십니다. 이옥선 할머니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김금숙 작가의 만화 <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보수적인 사회적 시선으로 인해 할머님들이 아픈 경험을 밝히지 못했다고 들었습니다. 

요즘은 할머님들이 어떻게 느끼고 계실까요.

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열여섯 분만 생존해 계신 상황이고, 모두 고령이십니다. 그중 여섯 분은 사진을 공개하셨지만, 나머지 열 분은 공개를 어려워하셔서 만화 초상으로 대신하였습니다. 여전히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번 전시에 김금숙 작가, 김용회 작가, 김준기 감독이 참여하셨습니다. 

만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이 있나요?

작가들 모두 취재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심지어 외부 지원으로 제작한 어느 작품의 경우 지원 기관에서 왜곡된 사실로 작품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해서 곤혹스러웠던 적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주요 외교 문제 중 하나인 만큼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증강현실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했는데요. 온라인 전시에 대한 참여도는 어떠한가요?

현재 약 2만 명의 접속자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단순 클릭도 있지만, 그렇게라도 전시를 접함으로써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을 가졌으면 합니다. 온라인 전시의 경우 오프라인 전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다른 점은 없지만, 첫 번째 섹션에 있는 대형 만화월 공간은 직접 봤을 때 더 큰 공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전시를 관람하며 눈물을 보이는 분들이 많은 것도 감동이 배가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홍보하고 있는 만큼 해외에 계신 분들도 많은 관심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전시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하면 좋을까요?

우리 ‘딸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대하면 좋겠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여성의 인권을 무참히 침해한 비인간적인 사례입니다. 다시는 이러한 끔찍한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여성 인권과 평화에 대한 가치를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만화박물관은 만화가 기록한 진실 <열여섯 살이었지>를 전시 중이다. 여성의 존엄성을 무참히 짓밟은 일제의 반인도적 성범죄를 국내외에 알리고,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전시는 3월 28일까지 진행된다. 방문이 어려울 경우 한국어·영어·중국어·독일어로 제작된 온라인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온라인 전시 한국만화박물관 홈페이지 

전시 장소 한국만화박물관 제1·2기획전시실

관람 시간 10:00 ~ 18:00 / 월요일 휴무발권 시간 10:00 ~ 17:00 / 일일 인원 마감 시까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인하여 입장 정원이 280명으로 제한됩니다.

(유료 입장 230명, 일반 열람실 및 무료 입장 50명)


alt


살아있는 증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1927~) 할머니의 삶을 만화로 재현한 김금숙 작가의 <풀> 34쪽을 대형월로 제작한 공간이다. 먹과 붓으로 입체감 있게 구현된 작품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마치 할머니의 삶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듯한 체험을 유도한다. 


alt


만화가 그린 진실

일제강점기 위안부 강제 동원 과정과 끌려간 순분 언니의 피해 사실을 묘사한 이무기 작가의 <곱게 자란 자식>, 피해자로 등장하는 홍춘이 할머니의 아픔과 용기를 그린 김용회 작가의 <다시 피는 꽃>,  김금숙 작가의 <풀> 원화와 콘티가 전시되어 있으며 이옥선 할머니의 인터뷰 음성을 들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처참하게 유린당한 일제강점기 당시의 피해자와 80년이 지나 여성인권운동가로 다시 피어난 피해자의 삶을 엿볼 수 있다.


alt


부정할 수 없는 역사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설명 및 주요 사건을 사진 및 영상 자료들과 함께 전시해 위안부 피해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 시위 등 활동 내용도 소개한다. 


alt


우리의 기록

이곳은 영상기록, 창작기록, 공감기록, 미래세대의 기록으로 구분되어 있다. 영상기록에서는 김준기 작가의 애니메이션 <소녀이야기>, <소녀에게>, <김학순 할머니 증언 영상>, <피해 할머니 증언 영상>이 재생되어 당시의 참혹했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창작기록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만화 10종을 열람할 수 있고, 공감기록은 관람객들이 직접 메시지를 작성하는 공간이다. 미래세대의 기록에는 학생들이 그린 만화 작품 4점이 전시되어 있어 또 다른 공감을 선사한다.


alt


사라지지 않는 진실

전시 마지막 공간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사진과 만화 초상이 전시되어 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진실은 결코 끝나지도 또 사라지지도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MAIN TOP
SNS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