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의 발자취

시공간을 뛰어넘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기록

독립의 발자취

글 편집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역사와 피해자의 일생, 피해 증언을 생생히 전달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증언〉 기획 전시가 대구 희움역사관에서 12월 31일까지 개최된다. 특히 이번 전시는 국내외 많은 인원이 관람할 수 있도록 온라인에서 한국어·영어·일본어 등 3개 언어로 동시에 제공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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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위안부 문제는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공개 증언을 통해 사회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전 증언들이 이산가족 상봉 등에 의해 이뤄졌다면 김학순 할머니는 일본의 전쟁범죄를 고발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그 배경에는 한국 사회의 인권 의식 성장이 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여성들이 겪은 폭력을 알리면서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한 사과 요구와 함께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도 한층 성장하게 된 것입니다. 일본군 위안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대만·인도네시아·네덜란드 등 세계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국가주의적·민족주의적 관점에서만 들여다볼 게 아니라 여성에 대한 국가폭력 문제로 바라봤으면 합니다.


전시에 대해 짧게 설명해주세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첫 번째 공개 증언이 있고, 30여 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의 생애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50여 년간 피해자들의 가슴에 응어리진 기억과 뒤엉킨 생애를 풀어낼수록 그 고통은 헤아리기 힘든 정도였습니다. 그들은 지옥 같은 삶 속에서도 스스로를 다잡기 위해 노력했던 몸부림과 집념을 잊지 않고 밝혀주었습니다. 


이번 전시의 특징이 있다면요?

이번 전시는 피해자 삶과 증언에 영원성을 부여하고 전시 관람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기술력을 동원하였습니다. 특별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생애를 추적·정리하고 그들의 삶과 증언을 시공간의 연결을 통해 입체적으로 구현하였으며, 가상현실(VR)과 인공지능(AI) 등으로 콘텐츠화해 생생한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3개 국어로 제공하는 온라인 전시는 특별 누리집을 통해 국내·외 어디서나 언어의 불편함 없이 관람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가상현실(VR) 기술을 적용해 전시장의 현장감 또한 생동감 있게 전달할 계획입니다.


이번 기획전이 특별한 이유는요?

이번 전시는 차츰 희미해져가는 피해자들의 시공간과 증언을 그대로 담았다는 데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잊힐 수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아픔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앞으로 오래도록 기억해나갈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과거에 비해 생존 피해자들의 증언은 늘어났지만, 한편 많은 분들이 세상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피해자의 증언을 부정하는 수정주의자들도 나타났습니다. 일본의 지속적인 방해에도 불구하고 국내 및 국제사회의 이해를 돕고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사람들의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서로 다른 시간과 다양한 공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피해자들의 증언이 희미해지는 지금, 그들의 목소리에 다시금 귀 기울여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위안부 문제는 평화, 사회적 정의, 여성 인권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위안부 문제에는 진보와 보수의 구분이 없어야 하며, 과거를 이야기하며 그들의 고통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변하는 상황에 대해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미래세대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역사적 교훈을 해석하고 사회적 정의를 실현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세계시민의 일원으로서 위안부 문제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가르치고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슬픈 과거 속에서도 자신을 지켜온 분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생애와 사라지지 않는 증언을 여실히 느꼈으면 합니다. 아울러 그들의 목소리를 영원히 남길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생각하는 기회로 다가가길 바라며, 보편적인 여성인권 문제까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영원히 기억될 피해자 할머니의 생생한 증언

전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과거·현재·미래’ 주제로 구성되었다. 역사적 사료, 사진, 연표, VR·AI 기술로 구현한 피해자의 증언 등 다양한 위안부 문제 관련 자료들이 전시된다. 특히 고(故) 문옥주 할머니의 생전 인터뷰 기사가 실린 신문과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피해 증언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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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의 벽/ 

일본군 위안부 운동 및 위안부 제도와 관련 있는 다양한 역사적 사실, 특히 개별 사건 중 큰 의미가 있고 많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사건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먼저 피해자 할머니와 다양한 국내외 시민단체들의 동향을 소개한다. 동시에 피해자의 법적 구제 및 명예 회복과 피해 사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 국제사회에서 있었던 주요 사건을 정리함으로써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보다 현실감 있는 사실을 소개하고자 프로젝션을 이용한 기법을 활용해서 관람객들이 지난 30년을 좀 더 실감 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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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증언의 벽/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실제 증언을 사진과 영상으로 접할 수 있다. 80여 년 전, 인생이 짓밟힌 그날부터 오늘까지 피해자들의 용기가 담긴 외침을 들을 수 있다. 피해자들은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목이 메어오지만, 그럼에도 그 길고 괴로웠던 날들을 세상을 향해 상세히 외치고 있다. 그렇기에 피해자 할머니들의 증언은 더욱 귀하고 감사하다. 6가지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는 피해자들의 활동과 증언을 관심 있게 보고 듣고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할머니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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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노래를 사랑한 할머니들/ 

이곳에서는 위안부 피해자의 노래(음성)를 들을 수 있다. 때로는 위안부 피해자 노래가 간접적인 증언 자료가 되기도 한다. 노래 가사에는 그들의 기억이 드러나기도 하고, 그들이 겪었던 공간과 시간이 투영되어 나타난다. 고(故) 문옥주 할머니는 증언을 기록해준 모리카와 씨와의 교감을 위해서인지 많은 노래를 증언하였는데, 할머니가 기억해낸 노래는 모리카와 씨의 증언집에 소개되어 있다. 여기에는 할머니가 강제 연행된 여러 전장과 국가의 리듬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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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얼굴의 계단/ 

‘얼굴의 계단’은 10여 개 국가의 위안부 피해자와 그들의 활동 및 국내외 피해자 지원 단체, 다양한 후원자의 얼굴을 담은 400여 장의 사진을 모은 조형물이다. 이들은 모두 위안부 문제 해결이라는 같은 목표를 위해 각기 다른 시대와 다른 장소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힘써온 동지들과 같다. 이 낱장의 사진에는 각기 다른 장소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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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할머니의 방/ 

이곳은 할머니들의 가장 사적인 공간이다. 가상현실(VR) 기술을 통해 피해자 할머니들이 살아온 공간과 사연이 깃든 의미 있는 물건들을 소개한다. 또 이들의 아픔을 공감하며 여성인권운동가로서 일어선 피해자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다. 

대부분의 할머니들은 임대주택에 거주했기 때문에 돌아가신 후에는 그 공간이 쉽게 휘발되어 남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생존해있는 할머니의 방을 조심스럽게 소개하면서 그곳에 담긴 이야기를 최대한 담으려 노력하였다. 또한 고(故) 문옥주 할머니의 증언을 바탕으로 할머니들이 거쳐 가신 역사적 장소들을 짚어보고, 피해자가 살아온 시간과 공간을 입체적으로 연결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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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영원한 증언/ 

영원한 증언에서는 생존 피해자 할머니와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실감·체험형 증언 콘텐츠를 만들어, 시대와 장소를 넘어 피해자와 함께 공유하고 연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의 녹화된 증언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여 할머니들과 방문객이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전시 프로젝트이다. 이곳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이옥선 할머니를 만나볼 수 있다. 시범 전시를 통해 대화 과정에서 오류를 수정하고 한국과 미국 등에도 전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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