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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을 잇는 사람

20년 차
사이버 외교관

‘반크’ 박기태 단장

 

글 편집실 사진 반크 제공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나라를 대표해 세계 곳곳에 한국을 알리는 외교관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15만 명에 달하는 회원이 활동하는 민간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이다. 

20년 넘게 반크를 이끄는 박기태 단장을 만나 그 원동력이 무엇인지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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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크’ 박기태 단장

반크를 창립한 지 20년이 넘었다. 그 출발을 돌이켜본다면?

대학생이던 1999년, 외국 학생들과 교류하고 싶어 ‘펜팔’ 사이트를 열었다.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에 관심이 생긴 외국인들과 소통할 기회가 점점 늘었고, 그러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역사 왜곡이 심각한 수준임을 알게 되었다. 수많은 외국인이 독도가 일본 땅으로 표기된 지도를 보며 자랐고, 중국의 역사 왜곡으로 잘못된 한국 역사를 배우고 있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그 계기로 많은 사람이 나라를 위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단체를 만들기로 결심했고, 그게 바로 반크의 시작이었다.


사이버 외교사절단으로 알려진 반크는어떤 단체인가?

반크는 ‘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의 영어 약자로, 1999년 1월 온라인상에서 전 세계 외국인에게 한국을 알리기 위해 설립된 사이버 외교사절단이다. 현재 국내외 15만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비정부기구(NGO)이며 비영리단체이다.

반크는 설립 이후 ‘사이버 외교관’을 양성하여 한국을 바르게 알리는 디지털 외교 활동을 전개해 왔으며, 한국을 넘어 국제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구촌 빈곤·환경·인권·물 부족·질병 오염 등에 대한 변화와 실질적 해결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해외 어학연수와 교환학생 등으로 전 세계 곳곳에 출국하는 한국의 청소년과 청년들을 ‘글로벌 한국홍보대사’로 양성하여 70억 세계인에게 한국을 적극적으로 알려 나가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전 세계 750만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글로벌 재외동포 한국 홍보대사’를 양성해 민족 정체성 교육과 한국의 국가 이미지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바로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반크는 민간 외교단체로서 해외에 제대로 된 대한민국을 알리는 일을 해왔다. 대표적인 예로 김치의 근원을 중국이라 표기한 구글 영문 사이트 검색 결과를 한국으로 시정하고, 홈페이지 내 일본 지도에 울릉도·독도를 표기한 세계보건기구(WHO)에 반년간 항의하여 200개국의 지도를 바꾸기도 했다. 이 밖에도 지난 20여 년간 내셔널 지오그래픽·구글· 영국 BBC 등 세계적인 기관에 독도·동해 표기와 역사 오류 시정 등 700여 건의 성과를 냈다. 

반크 창립 전, 세계지도 제작자 대부분은 한반도 동쪽 바다 위에 ‘일본해’라는 이름을 적었다. 1999년 기준으로 지도에 ‘동해’가 단독으로 표기되거나 ‘일본해’와 병기되어있는 사례는 약 3%에 불과했다. 지금은 세계지도 중 약 40%에 ‘동해’라는 이름이 표기되어 있다. 이는 정부만의 역할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민간 외교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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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크가 제작해 배포한 독립운동가 디지털 포스터

반크를 왜곡하는 해외 언론 탓에 고충이 크다고….

2020년 6월 일본에서 영향력이 큰 ‘야후 재팬(YAHOO! JAPAN)’ 포털 사이트 메인에 반크 활동을 소개하는 기사가 등장했다. 해당 기사에는 하루 만에 1,132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일본인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런데 그 기사에는 “반크가 한국 정부로부터 연간 20억엔, 즉 한국돈으로 200억 이상의 예산을 받으며 100여 명의 연구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고, 심지어 반크 대표는 한국 정부가 임명한 장관급(?)이라고 소개하였다. 그러면서 반크의 활동 목적을 일본을 전 세계로부터 고립시키고 국제적으로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중국 또한 반크를 왜곡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한중 간 발생한 김치 기원 논쟁에 대해 이 사건의 파동을 일으킨 것은 반크라고 하였으며, 특히 반크가 김치 논쟁뿐만 아니라 구글에 ‘중국 춘제(Chinese New Year)’를 ‘음력 새해(Lunar New Year)’로 수정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소개하였다.특히 환구시보는 반크가 활동을 위해 납부하는 회비나 주 수입원, 행사 등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며, “(이들이) 한국 사회 내 중국에 대한 많은 편견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치를 중국 문화로 편입하려는 중국의 ‘김치 공정’에 대항해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의 기원을 알리고 있는 우리의 정당한 대응에 중국의 관영매체가 반크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한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그 원동력이 무엇인가?

100년 전 독립운동가들은 목숨을 걸고 한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웠고, 독립을 향한 한국인의 의지와 목소리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선조들이야말로 진정한 우리 역사의 한류스타이고,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발전과 번영 그리고 세계를 뒤흔든 한류가 가능했다. 그들의 정신을 기리고 교훈 삼아 지금껏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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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크와 연합뉴스가 공동으로 주최한 2023 국가브랜드업 전시회 전경

역사 왜곡 문제가 끊임없다.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역사 왜곡 문제에 분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주연배우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줘야 한다. 정부는 ‘나를 따르라’고 외치지만 말고, 방법을 제시해 주거나 민간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적극적으로 지지해주면 된다. 싸울 총도 없는데 무조건 따르라고 하면 누구도 따라가지 않을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싸울 총은 카드뉴스, 글로벌 청원, 포스터, 동영상 등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전 세계 어디로도 공유가 가능하다. 조선시대에 의병이 일어났듯이 국민 한 명, 한 명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하고 이러한 모습이 전 세계까지 알려져야 한다. 역사 왜곡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반크도 민간단체로서 사이버외교관과 한국홍보대사를 꾸준히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반크가 꿈꾸는 궁극적인 목표가 궁금하다.

우리의 꿈은 오직 하나이다. 모든 한국인과 전 세계 750만 재외동포가 하나가 되어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 속에 통일 한국을 성취해 나가고, 통일 한국이 아시아의 중심 그리고 동북아의 관문 더 나아가 전 세계 모든 이들과 꿈과 우정을 나누는 가슴 뛰는 나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일련의 일들이 일어나고 아시아에 대한 혐오범죄가 흔하게 벌어지고 있는 지금, 우리는 안중근 의사가 추구한 이상향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안중근 의사는 어느 한 나라가 주도권을 갖는 것이 아닌 한국·중국·일본 세 나라가 협력하여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도 반크는 한국이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목표는 늘 한결같지만, 실천은 계속 진화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