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홀로코스트 기념 박물관은 홀로코스트의 역사에 관한 자료수집, 연구 해석을 위한 미국국립기관으로서 홀로코스트 기간 중 희생당한 수백 만 사람들의 기념관 기능을 한다…… 박물관의 기본적인 사명은 이 전례없는 비극에 관한 지식을 확충하고 보급하며, 고통을 겪은 자들의 기억을 보존하며, 홀로코스트 사건이 제기하는 도덕적, 정신적 질문에 대해 관람자들이 숙고하도록 격려하여, 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 그들 자신의 책임을 자각하도록 돕는 것이다……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 박물관 사명선언 1993 중에서

   이 박물관은 국민교육이라는 뚜렷한 목표 때문에 단지 전시만 해 놓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구와 출판, 자료수집과 보존, 관련 미술품이나 제작품, "기억의 날"로 불리는 홀로코스트 기념일 행사, 교육자료와 교사 조조자료의 보급, 홀로코스트와 이와 관련되어 시사성이 있는 주요주제에 대한 대중 프로그램 등에도 큰 비중을 두면서 운영해 가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그런 성격 때문에 박물관의 소개책자 「와싱턴 홀로코스트 박물관」(리쫄리 인터내셔날 출판사, 뉴욕, 1995)의 첫장 제목을 "살아있는 박물관을 창조함"이라 했을 것이다.

   독립기념관의 건립과정부터 참여했던 한 사람으로서 이 박물관을 만든 사람들은 어떤 생각과 어떤 과정으로 "살아있는 박물관"을 만들어 갔는지, 무엇이 이 박물관을 "살아있게" 만들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박물관이 "살아있는" 박물관일 수 있는 것은

유태인수용소의 소각로

1) 살아 있는 전시 2) 살아있는 운영 3) 자료와 연구의 활발한 확충에 있는 것으로 보였다. 나는 할 수 있는 한 면밀하게 이러한 면모들을 살펴 보려 했다. 그리고 이것이 독립기념관에 대한 정책을 심의·결정하거나 운영에 관계하는 내외의 모든 분들에게 독립기념관을 새롭게 인식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이 견문기를 정리하였다.

3."살아있는 박물관"만들기

1)박물관 성격 개념 잡기

   추진팀의 이야기에 의하면, 이 박물관은 처음에는 일반 박물관처럼 전시품을 수집하여 보존하고, 특정 분야별로 환경적 역사적 맥락과 무관하게 전시하는 박물관을 생각하고 접근했다. 그러다 보니 전시품 한한의 내용과 어떤 인상만 전달할 뿐이어서 관람을 통해 관람자의 정신적·정서적·도덕적 변화와 발전을 기대하는 본질적 사명에 접근해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홀로코스트 박물관 계획자들은 이러한 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전혀 다른 성격의 박물관, 즉 나레티브 역사박물관(Narrative History Museum) 이라는 개념에 접근해 갔다. 나레티브란 이야기 또는 설화라는 말인데, 전시를 일반 박물관처럼 어떤 주제별로 분류,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잘 구조화된 이야기 줄거리 속에서 전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