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8월 15일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50주년의 경사스런 날이다. 이 계제에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주로 정치학의 시각에서 살피고자 한다.
   첫째, 대한민국 정부 수립은 한민족의 원천국가(源泉國家)가 회복됐음을 의미한다.
   한민족은 단국조선 이래 주로 한반도를 중심으로 국가 생활을 영위했으며, 특히 고려의 성립 이후 조선에 이르기까지 통일국가를 유지했다. 조선은 마지막 시기에 와서 대한제국으로 국호를 고쳤는데, 이 대한제국은 1919년 경술국치를 계기로 국권을 일본 제국주의에 빼앗겼다. 이로써 한민족의 원천국가는 상실됐으며 한민족의 국가사(國家史)에는 단절이 왔다.
   그러나 한민족의 독립혼은 끊어지지 않아, 1919년 3·1운동을 통해 독립을 선언했으며 이것에 바탕을 두고 곧 중국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웠다. 이 정부는 어느 한 나라로부터도 망명정부로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필자로서는 이 정부가 대한제국 정부를 승계한 정부로 파악하는 해석을 지지하고 있다.
   일제가 패망하면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미국이 점령한 지역인 남한의 수도 서울로 돌아왔다. 연합국의 결정에 따라, 임시정부의 요인들은 망명정부의 구성원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의 자격으로 귀국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미 군정 아래 분열됐으며, 일부는 월북했거나 남북 협상을 통한 통일독립국가의 수립을 제의했지만, 나머지 일부는 국제연합을 통한 남한에서의 국가 수립을 지지 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 이승만(李承晩)을 대통령으로 하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던 것이고, 이로써 한민족의 원천국가가 회복된 셈이다.
   둘째, 이렇게 볼 때, 대한민국은 '신생국가'로 불릴 수 없다.
   2차 대전이 끝난 뒤, 대한민국처럼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수많은 국가들이 탄생했다. 이 나라들을 흔히 '신생국가'라고 불렀고, 다른 국가들도, 우리 스스로도 대한민국을 그 범주 안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국제법적으로나 정치학적으로 엄밀히 따지는 수준에서는 대한민국을 '신생국가' 로 규정할 수 없다.
   왜냐하면 앞에서 지적했듯이 대한민국은 한민족의 유구한 국가사(國家史)의 연장선 위에서, 다시 말해, 원천국가의 바탕 위에서 출범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경우와 달리, 전후(戰後)에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탄생한 국가들 가운데 적지 않은 국가들은 원천국가를 전혀 갖지 못했던 국가들이다. 그저 수백 년 수천 년 동안 부족사회의 형태로 정치생활을 영위하던 가운데 서유럽 제국주의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독립을 얻으면서 처음으로 국가를 세운 경우가 많았다.    그들이 글자 그대로 '신생국가'인 것이다.
   셋째, 대한민국 정부 수립은 38년에 걸쳤던 외세의 지배로부터 한민족이 벗어났음을 의미 한다.
   한민족은 1910년의 경술국치로부터 1945년의 일제 패망까지 약 35년 동안 일제의 식민지 백성으로 살아야 했다. 일제가 패망한 때로 부터 1948년까지 만 3년 동안에는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