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처음 입는 광복’ 캠페인(빙그레)
독립유공자 캠페인(빙그레 광고기획팀)
빙그레는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독립유공자 후원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학생 독립운동가 94명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하는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 캠페인이 많은 분들의 공감을 얻으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에 그 의미를 더욱 확장해 보고자 고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공훈록에 기록된 독립 운동가분들의 마지막 모습이 죄수복 차림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죄를 짓지 않았음에도 죄수복을 입고, 슬픔과 설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생을 마감하셨다는 점이 가슴 아팠습니다. 특히, 광복을 불과 하루 앞두고 돌아가신 분들의 사연을 접하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깊은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해 주신 독립운동가분들께 더 늦기 전에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죄수복이 아닌, 진정한 영웅에 걸맞은 옷을 선물해 드리는 것이 저희가 할 수 있는 작은 보답이라 여기며, 이번 캠페인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입는 광복’ 캠페인 영상(빙그레 Youtube)
초기 캠페인명은 ‘100년 만의 출옥’이었습니다. 이 제목은 사람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다소 자극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어 진정성이 흐려질 수 있다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이후에 정한 캠페인명 ‘처음 입는 광복’은 중의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먼저, 옥중에서 순국하신 독립운동가분들이 끝내 보지 못했던 광복을 상징합니다. 또한, ‘옷 복(服)’ 자를 활용해 저희가 마련한 한복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즉, ‘빛나는 옷을 입혀드린다’는 것은 단순한 복장의 변화가 아니라, ‘옷을 통해 독립을 전해드린다’라는 깊은 뜻을 담고 있습니다.
‘처음 입는 광복’ 롱버전 썸네일(빙그레 광고기획팀)
한복의 시대적 고증을 반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정이었습니다. 저고리의 각도, 옷고름 모양, 색감 하나까지 명장님과 논의하며 시대상에 맞으면서도 한복이 돋보일 수 있는 방향으로 수정해 나갔습니다. 명장님께서는 국가대표팀의 단복 같은 느낌으로 모든 한복을 동일한 옥색으로 디자인하여 독립이라는 하나의 방향 아래 움직였던 모습을 표현하고 싶어 하셨어요. 반대로 저는 독립운동가 한 분, 한 분마다 개성을 담아서 좀 더 다채롭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논의를 거쳐 소목빛, 쪽빛, 치자빛 3가지 대표 색상을 선정해 독립운동가분들에게 잘 어울리는 색을 조합해 각기 다른 개성을 표현했습니다.
조용하 지사(공훈전자사료관/빙그레)
이번 캠페인은 단순히 과거 사진을 복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역사적 사실을 고려해 독립운동가분들의 ‘온전한 얼굴’을 되살리고자 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조용하(1882~1937) 지사입니다. 조용하 지사는 1905년 을사늑약이 강제로 체결되자 베이징 으로 망명해 항일독립운동에 투신했습니다. 1932년 체포되어 이듬해 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일제감시대상인물카드 속 그의 얼굴에는 검은 점이 가득한데, 이는 법정에서 “대한 사람으로서 왜인 판사 앞에 서는 것이 하늘에 부끄럽다”며 스스로 먹물을 얼 굴에 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든 연령층이 캠페인의 취지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빙그레. 온라인 사진전, TV 광고, 디지털 콘텐츠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포함한 주요 지역에 전광판 옥외 광고도 진행하였다. 특히 독립운동가분들의 옥중 생활을 보다 실감나게 전달하기 위해, 실제 서대문형무소 감방 크기를 그대로 바닥에 래핑해 작은 공간에 8명, 18명의 독립운동가분들이 갇혀 있던 현실을 체감 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설계하였다. 광화문과 서울역사박물관 등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지하철역 바닥에 래핑을 진행하였고, 지난 10월에는 백범김구기념관에 오프라인 부스를 마련해 시민들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이외에도 공훈록의 사진도 한복을 입은 모습으로 교체될 수 있도록 국가보훈부와 협의하며 캠페인의 범위를 확장시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