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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말 - 망명 인사의 역사저술과 고구려ㆍ발해인식
  - 고구려ㆍ발해인식의 특징 - 맺음말
 
본고는 일제 강점기 만주로 망명한 인사들의 고구려·발해인식을 검토한 것이다. 일제 강점기 망명인사로서 역사저술을 남긴 이들은 근대 민족주의적 역사서술을 지향한 박은식·신채호, 대종교적 역사인식을 지닌 김교헌·유인식·이원태, 유림적 역사인식을 지닌 계봉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식민사학에 의해 왜곡된 민족사를 회복시키고자 수호한다는 차원에서 민족사의 연구에 진력하였고, 망국의 현실에서 망명과 이주지로서 생존의 터전이요 독립운동의 기지라는 절박한 심경으로 만주를 회고하였다. 따라서 망명인사들은 비록 역사연구의 방법론이나 사상계열의 차이는 있다 하더라도 결국 지향점은 당시 민족이 처해있던 식민지 모순을 극복하고자 하는 것으로 귀착하였다. 그들이 추구한 최고의 가치는 고구려·발해의 인식론에서 극명히 표출되고 있다.

일제 강점기 망명인사들의 고구려·발해인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그들은 망국 현실론적 만주인식을 보이고 있다. 비록 망명의 처지가 같다 하더라도 현실조건에 따라 일부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단지 역사연구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생존과 독립운동의 터전으로서 만주를 응시하였고, 그 연장선상에서 고구려·발해의 정통론을 폈던 것이다. 둘째, 그들은 일제 식민사학의 체계인 만선사관과 외형상 인식 구조가 같은 대동민족론·만한일체(동족·일가)론·남북강국론 등의 체계에 따라 민족사를 서술하였으나, 분명하게 식민사학을 배격하는 반식민사학의 성격을 지녔다. 셋째, 그들의 고구려-발해 정통론은 곧 만주에 대한 수복론과 다물주의로 표출되었다. 역사용어도 식민지 모순의 극복이 전제된 광복과 독립 등이 선택적으로 사용되며 수복론과 다물주의의 현재적 과제를 제시하였다. 넷째, 그들은 국가사가 아닌 민족사의 관점에서 역사를 서술하였으며, 남북국의 이원적 구조로 민족사를 서술하되, 만주에서 흥망한 북방족을 민족사의 주류로 위치시켰다. 따라서 그 중심은 고구려와 발해였으며, 이 같은 배달족(단군족) 인식은 대단군민족주의로 개념화되었다.

한편 망명인사들의 고구려·발해인식을 중심한 역사인식은 한계로 지적될 부분도 있다. 예컨대 지나치게 망국과 망명이라는 현실조건에 구애되거나, 식민지 극복을 지향하는 이데올로기에 경도되어 역사해석의 보편성을 상실한 부분, 고구려-발해 정통론에의 과도한 집착, 일부 한말사학 오류의 답습과 중세적 인식의 잔영, 국내 역사학과의 단절로 인한 정보의 취약성 등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망국과 망명이라는 현실적 조건과 제약을 전제하지 않고 지나치게 현대사학의 기준으로 그들의 인식론의 체계와 구조를 재단해서도 안될 것이다.